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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2024년 연말정산

sseozytank 2025. 1. 31.

3년차가 된 2024년이 드디어 마무리 되었다. 정말 많은 (정말로..) 일이 있었던 2024년! 올해도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올해회고는 업무적인 부분은 조금만 적고, 내 추억을 되돌아보는 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

 

1.게임회사 데이터 분석가의 삶  

(1) 빅데이터를 접하다 

게임 회사를 다니며 개발 빅데이터를 처음 접했다. SE / DE 출신 능력자 팀장님 덕분에 취업사이트 JD에서만 보던 스택들인 Spark, Hadoop, Hive 등을 직접 구축하고 사용해볼 수 있었다.  

 

특히 이 과정을 다 포스팅해놨던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냥 넘길 수 있는 부분도 글을 써야하니까 하고 이해할려고 노력했었다. 또한 에러를 직접 찾아 고치면서 스킬적인 능력 뿐만 아니라 자기주도성도 많이 기를 수 있었다. 

 

(2) 2가지의 게임이 출시되었다. 

글로벌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캐주얼 모바일 퍼즐게임과 로그라이크 스팀 게임의 출시를 같이하였고 BI를 구축하고 분석을 하며 게임회사의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첫 모바일 게임을 담당하며 게임 서버의 로그를 처음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었다. 자사 개발 게임이라 서버 로그를 그대로 땡겨올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세세하고 일반 어플 쌓이는 로그와 비교할 수 없는 많은 양이었다. 그래도 빅쿼리로 커버되는 수준 (빅쿼리는 신이다) 

 

1.빅쿼리 효율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 

- 첫 회사에서는 GA4를 사용해서 데이터를 끌어오긴 했지만, 사용자가 많지 않은 덕에 무료 사용량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쿼리를 쳐도 비용을 초과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여기는 달랐다. * 사용을 최대한 주의해야하고, 파티셔닝을 활용해야했으며 샤딩 테이블과 클러스터링까지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제일 잘 배웠던게 프로시저를 통한 테이블 생성이었다. BI로 많이 쓰는 지표들은 대부분 정해져있는데 (DAU, 세션, PU, 매출 등) 이것들을 조회할 때 마다 쿼리를 돌리면 너무 낭비이니, 하루에 한번 테이블에 데이터를 MERGE 하는 쿼리를 만들어서 통계 테이블로 운영한 것이다. 물론 하루에 한 번 돌리더라도, 한 번에 수많은 프로시저가 돌게 되니 (물론 실행 시간을 분산하긴 한다.) 이 프로시저 내에서도 효율을 높이려고 많이 공부했던 것 같다. 

 

 

2.게임에 대한 지식이 늘었다. 

- 나는 진성 K-RPG충이라 정말 초딩 때 부터 RPG게임만 했다. 바람의 나라, 라테일, 메이플, 로스트아크, 거상, 마스터오브판타지, 트릭스터 등등. 그래서 게임에 대한 지식이 RPG에만 한정되어있었는데 회사 게임을 담당하며 모바일게임도 해보고  스팀게임도 해보면서 게임 플레이 풀 자체가 늘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더 다양한 장르에 대한 게임 지식이 늘었으며 그리고 여러 게임 행사들, 기업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듣고 익힐 수 있었다. 

 

2.권고사직, 그리고 이직

(1) 권고사직

내가 입사할 때 들었던 메인 프로젝트의 출시일이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그때 나올거 같지가 않았다. 밀리고 밀리고 밀리고를 반복, 게임이 없는데 데이터 분석가가 필요한가? 싶은 마음이 들어 불안함에 이직을 하고자 2군데 정도 면접을 봤다.

 

한 곳은 너무너무 가고싶었던.. 아직도 내 이직의 최종 목표라고 생각하는 곳이라 오히려 바보찐따같이 말하고 나와서 패망했고, 다른 한 곳은 1차 실무진 면접에서 면접관들에게 너무 좋은 인상을 받았었는데,  2차 면접을 보자마자 가고 싶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ㅎ;; 물론 2차에서 떨어지긴 했다 ㅎㅎ... ! 두군데 모두 채용공고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는데도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아무튼 이렇게 찝찝하고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무렵,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다. 첨엔 눈물이 찔끔 나긴했었는데 그래도 이직 준비를 다 해둔 상태이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해주셔서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물론 전회사 사람들이 모두 좋아서 그 회사를 더이상 못다니는건 정말 아쉬웠다... ㅜㅜ! 대표님도 정말 좋은 분이셨는데 ..

 

그렇게 나는 취업 후 처음으로 백수가 되었다. 

너무 예뻣던 출퇴근길의 하늘들 이젠 빠이빠이 !! 올해 지스타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4) 그리고 이직 

권고사직으로 인한 퇴사가 며칠 안남은 시점에, 전에 같이 일하던 분께서 회사 추천을 해주셨다. 거리도 괜찮았고 훨씬 업그레이드에 복지도 좋은 회사였기 때문에 바로 열심히 서류를 작성해서 서류를 넣었는데, 하루만에 서류합격을 받아 면접 일정을 잡고  권고사직 전 잡아두었던 몽골 여행을 떠났다. 

 

갔다와서 바로 다음날 본 면접 ! 실장님과 팀장님께서 실무진 면접을 봐주셨는데 여태까지 면접보면서 이렇게 같이 일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은건 처음이었다. 다행히 좋게 봐주셔서 1차를 금방 합격하고, 근 시일 내로  2차 면접까지 끝낼 수 있었다. 전 회사 QA분과 도쿄여행을 가 있을 때 010으로 전화가 와서 받으니 합격했다고 ..!! ㅠㅠ  덕분에 신나게 도쿄여행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날 신나서 굉장히 과음했다 ㅎ;;)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건 쫌 아쉽지만, 이 어려운 채용 시장에 한번에 이직한것만으로 너무 행복했다. 집에서 더 쉬어서 할 것도 없기두 하고 월급이 끊기는 것도 별로 내키지 않았기에 인사담당자분과 입사날짜를 조율하고, 추석 직후 바로 입사했다. 

아기자기했던 온보딩과 게임회사만의 즐거운 이벤트들

 

입사 6개월차 현회사에 대한 만족도는 나는 매우 높다! 팀원분들께 배울 것도 많고 사람들이 너무 좋다.. ㅜㅜ 물론 가산의 교통 상황은 홀리 뻑킹 쓋이지마는... ㅎ;; 

수출의다리 폭파점
사내카페 내 최애 쑥라뗴와 내가 쪠일 좋아하는 가산 카페

 

 

입사 이후에는 다시 예전과 같은 생활이 반복되었다. 예전보다 더 지표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고, 사업부서와 협업을 통해 더 어른스러워지고 있는 것 같다.  2024년에 대한 얘기이니 일단 새 회사얘기는 여기까지를 끝으로 마무리해볼려고 한다. 

 

 

그렇다면, 회사를 벗어난 나의 28살은 어땠을까 

2.2024년 추억 모음 

(1) 베이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대학교 때 밴드를 했던 기억이 너무 소중해서, 직장인이 되면 꼭 직밴이 있는 회사를 가고 싶었다. 전회사에 밴드는 없었지만 사운드실장님과 친하다보니 저절로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고 베이스학원을 등록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학원은 3개월밖에 다니지 않았지만, 현 회사엔 밴드동호회가 있어서 드디어 써먹을 일이 생기게 되었다!! 

 

초보의 꽃은 장비라고.. 학원 등록 전에 베이스부터삼 ㅎ;ㅎ;; 

 

지금도 너무너무 재밌게 치고 있다. 집와서 게임만 하다가 가끔 환기하기도 너무 좋다. 

 

(2) 등산

성인되고 인생 첫 등산을 완료했다. 그래도 경기대 다니는데 광교산 한번은 가봐야지~~~ 를 7년동안 미루고 이루어낸 업적. 진짜 저질 체력이라 힘들어 죽을뻔했는데 같이 간 내 도파민 프렌즈 언니오빠가 앞뒤로 엄청 잘 끌어주셨다. 

경기대생의 필수 졸업코스는 역시 광교산

 

내려와서 훈제삼겹에 도토리묵 두부김치에 먹는 막걸리는 잊을 수 없어.. 그치만 다시 갈 수있을까 하면 ..? ㅎ;;

아무튼 남들한텐 별거아닌 등산일수도 있지만, 나는 너무너무 큰 도전이었다! 

 

(3) 폭우로 취소된 흠뻑쇼와 더워서 죽을뻔했던 펜타포트 

 

1.흠뻑쇼는 코로나 직전에 가고 오랜만에 다시 와봤다. 그냥 놀고싶은 마음 반, 방탄소년단 진이 제대했고 과천 고향이니 혹시 게스트로 오지않을까하는 힘찬 꿈을 안고 ...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물론 그런 일은 없었고.. 저날 사진찍을 때까지는 엄청나게 맑았는데, 역대급 폭우가 쏟아져서 조명이 떨어지는 등 난리가 났었다. 그래서 사상최초 흠뻑쇼 환불 사태가 발생했던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었다. 

 

2.QWER을 엄청 좋아해서 펜타포트까지 찾아가게되었는데,  왜 락페는 여름에 하는걸까..? 그냥 10월에 해주지.. 

너무너무 더워 죽을뻔했다. 큐떱이들을 앞열에서 직관하기 위해 좁은 공간에 몇백명의 사람이 에어컨 한대로 3시간을 버틴 ㅜㅜ 좋긴 좋은데 힘들어서 두번은 못갈 것 같았다. 그래도 그 라이브 락밴드의 공연 + 해질녘 + 맥주는 누가 이길 수 있을까

 

(4) 몽골 여행 

진짜 갑자기 젊을 때 푸르공 한번 타봐야하지 않을까..? 하고  끌려서 포켓몬 모으듯이 친구들 모아서 떠났다. 더 웃긴건 친구들한테 님 몽골가실? 하니깐 ㅇㅈ? 하더니 날짜듣고 바로 항공권을 끊어왔다는것 ㅋㅋㅋㅋㅋㅋ 

바가가즐링출루
미니고비에서 침 뱉던 낙타와 몽골의 밤하늘

 

별사진을 찍으려고, 집에있는 DSLR을 주섬주섬 꺼내서 사잘알 분에게 공부해온 덕분에 저렇게 아름다운 은하수도 촬영할 수 있었다.  두분은 카페에서 일행을 구해갔는데 마지막날이 거의 다되어서야 많이 친해져서 너무 아쉬웠다.. ㅠ 

 

몽골여행 장점이라면 진짜 말도안되는 풍경을 하루종일 볼 수 있고, 진짜 오랜만에 "여행"이라는 느낌이 들었었다. 

단점은.. 미친 화장실 시설과 열약한 숙소  (특히 방에서 화장실을 갈려면 야외로 한 200m 걸어야하는..) 인터넷이 안되고 온수가 안나오는 이런 것도 있지만 나는 음식이 너무~너무 안맞았다. 그래서 사실 너무너무 고통스럽고 집에 가고싶었는데 

막상 돌아오니깐 이렇게 임팩트가 강렬하게 남았던 곳도 없음.. 다음에 한번 더 간다면 고비사막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5) 도쿄 여행 

 

오사카, 삿포로, 후쿠오카 이번이 4번째 일본 여행이었는데 도쿄를 넘 와보고 싶어 퇴사하자마자 진짜 즉흥으로 티켓 끊어서 날라갔다. 같이간 언니가 잘 맞춰주어 내가 가고싶은 곳은 다 가게 해주셨다.. (ㅠㅠ)) 아키하바라를 넘 오고 싶었는데 와서 메이드 카페도 가구 모에모에큥도 했다..  슈퍼갤즈에서만 보던 시부야도 와보고 하치상이랑 줄서서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2박 3일로 가기엔 좀 짧고 아쉬웠어서 조만간 한번 더 가게 될지도 ..!? 

 

 

(6) 동유럽 3개국 

여기에는 넘 TMI라 적지 않았지만 2024년 12월 결혼을 하게 되어서, 신혼여행으로 동유럽 3개국을 다녀오게 되었다. 

동유럽 크리스마스 마켓을 보고, 외국에서 새해를 보내는게 버킷리스트여서 크리스마스 ~ 새해까지를 유럽에서 보낼 수 있게 !

크리스마스의 프라하
너무 맛있었던 비엔나의 립 , 그리고 새해 불꽃놀이
부다페스트의 보랏빛밤, 국회의사당

 

몽골 여행에서도 그랬듯이 난 극한의 한식파 (+남편도) 여서 음식이 너무 안맞았었다. 약8일정도 머무르면 맛있었던건 굴뚝빵, 비엔나립 정도 ..?? 그래서 이틀 조기귀국했다 

 

가기 전에도 유럽여행 좀 힘들지 않을까 휴양지로 갈까 했지만 직장인이 이정도 여유롭게 휴가를 다녀올 수 있는 기간에 아니면 절대 못갈 곳이라 생각해서 다녀오게 되었는데, 비행기 부터 시작해서 날도 너무춥고 힘들었다.ㅋㅋㅋㅋㅋ  근데 힘든것 역시 귀국해서 국밥한그릇 먹으니 넘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프라하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정말 너무너무.. 예뻐서 주변에 입이 마를 정도로 칭찬했당. 이렇게 동유럽 여행을 끝으로 2024년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되게 많은 일이 있었다. 고마운 사람들도 많고 소중한 기억들도 많이 남았다. 모쪼록 2025년도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이번 회고록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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